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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날들

내 곡을 사용하신 분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다.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다.

예상한 반응이기는 하지만, 안타깝기도 하고 야속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한다.

요약하면,

  1. 내게는 ‘무료 사용 권리’를 계속해서 보장할 책임이 있다고 한다. 이 주장의 근거는
  2. 첫째, 내가 그렇게 주장했고
  3. 둘째, 이 주장을 믿고 음악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묻고 싶다.

무료 사용, 정말로 권리가 맞을까요?

어차피 이 글 또한 읽지 않으실 테니, 내 솔직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적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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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바탕으로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다. 정말로 고마운 분들, 여전히 내 삶의 빛인 분들을 만났다.

종종 곡 사용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다.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곡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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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나 혼자 모든 문의를 감당해야 했는데, 메일로 관리하기에는 시간과 노력이 너무 많이 들어갔다. 그래서 웹사이트를 하나 만들어서 간단한 안내를 적어두고 언제든 음원을 받을 수 있게 해두었다.

이 때는 유튜브 수익창출이 불가능했고, 웹사이트 운영에 드는 지출이 꽤 부담되는 금액이었기에 음원 다운로드 페이지에서 상업적 이용에 대한 음악 이용권(라이선스)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때 만든 곡들이 약 40여개에 달했는데, 가격은 19,800원으로 책정했다. 라이선스 금액을 저렴하게 책정한 건, 소규모 창작자의 사정이 어렵다는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교육 등의 공익 목적이나, 공모전, 유튜브 영상(수익창출 포함)에 한해서 로열티 없이 사용이 가능하게 유지했다. 작곡은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었고, 필요한 분이 있다면 사용할 수 있게 해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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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이 더 커졌다. 문의는 점점 더 늘어나는데, 라이선스 구매는 늘지 않았다. 고정 운영비는 늘어가는데 라이선스 판매 금액은 유지비를 맴돌거나 어쩔 땐 밑돌았다. 내가 그린 건 이상이었다.

하지만,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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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아졌다. 나는 다른 사람의 저작물을 보거나 이용하는 데에 언제나 대가를 지불했기 때문에(비록 그들이 무료로 제공한다 하더라도), 처음에는 내가 맞닥뜨린 현상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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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허가에 대한 문의는 점점 늘어났다. 질문을 읽고 답변하고 안내하는 것, 크게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내겐 그렇지 않았다. 사람을 대하는 일이므로 나는 항상 긴장했고, 또 조심스러웠다.

응대하는 데 점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게 됐다. 음악으로 소통하기 위해 유튜브를 시작했지만, 그에 점점 더 시간을 쓰지 못하게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구독자 수는 늘어갔지만 내 활력과 의지는 줄어들었다. 활동이 점점 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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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같아서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었다. 몇 번이나 그랬다. 그러지 못했던 건, 내 음악을 사용한 사람들이(비록 무료 사용이라 할지라도) 피해를 입을까봐서였다. 일 년이 넘게 마침표를 찍지 못하다가, 이대로 가다가는 영영 작곡에서 마음이 떠나버리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결단을 내렸다. 곡을 팔았다.

후련한 마음은 없고, 내가 끔찍한 짓을 했다는 생각만 들었다.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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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상실감 속에서 안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앞으로의 이용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지 지금까지의 수익에는 문제가 없고, 해결 방법도 있다. 이것을 알고 있고, 이해하지만, 마음은 조금도 편해지지 않았다. 어쨌든 내 결정으로 인해 많은 분들이 불편을 겪게 될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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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여전히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있었다.

온 마음을 담아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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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은 했지만, ‘무료라는 걸 믿고 사용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냐’는 반응을 직접 마주하게 되니 마음이 아팠다.

갑작스러운 저작권 양도는 무책임한것이 맞다. 하지만 나에게 더 좋은 선택지가 있었나 하는 데에는 의문이 남는다. 지난 5년동안, 나는 모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라이선스를 계속 판매하고 있었지만 여기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은 드물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무료 사용은 어느새 ‘암묵적 계약’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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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말을 한다 한들, 결국 이것이 내 책임이 될 거라는 걸 안다. ‘그렇게 힘들면 말을 했어야지!’ ‘너도 무료 사용으로 채널이 알려지는 이익을 봤잖아, 이제와서!’

하지만 진실은, 나는 자선을 베풀어달라고 요구하면서까지 음원을 제공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영혼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그리고 채널이 알려지건 말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것이 진실이다. 내 창작 목적은 소통에 있지 수익은 부수적인 것이었으니까. 딱히 수익이 나지도 않았지만.

오히려 수익이 목적이 아니었기 때문에, 작곡을 계속해올 수 있었다. 수익을 바라보고 했다면 절대 지금까지 이어올 수 없었을 것이고,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나는 지금 누구보다도 기뻐하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11

일 년이 넘도록 마음의 짐을 지고 있었으니, 이젠 내려놓으려 한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원래의 목적을 이어나갈 것이다.

내 심장의 언어, 음악으로 대화하는 데 집중할 것이고, 내 사람들을 챙길 것이다.

무책임하다고 욕을 먹어도 좋다.

누구에게 무책임할 것인지는 내가 정하는 문제이고, 나는 이미 마음을 정했다.


제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그리고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저는 음악을 통해 소통하고, 여러분과 함께 나아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오해와 비판을 받을 수 있음을 이해합니다. 하지만 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저는 음악을 사랑하고, 또한 음악을 사랑하는 여러분을 사랑할 것입니다.

이것이 전부입니다.


이후는, 혼자 보기 아까워서 올리는 일기들입니다.

난… ㄱ ㅏ 끔…
눈물을 흘린 ㄷ ㅏ….

가 떠오르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웃음을 드릴 수 있기를 바라며.


2019년의 기록들


2019년 3월 31일의 기록
슬럼프를 극복하는 법

뭘 해도 집중이 되질 않고, 
해야할 일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기가 힘들고,
그냥 모든 게 불쾌하게 느껴지는 시기가 있다.
그렇다, 슬럼프가 찾아온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상 슬럼프는 한 번에 너무 많은 일들을 하려고 할 때 찾아오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일종의 공황 상태라고 해야하나? 
내가 아닌 누군가가 끊임없이 머리속에서 지시를 내리고,
나는 갈피를 잡지 못하고 주저앉는다.

그리고 자꾸만 잠 속으로 도망치게 된다. 
이불속에서 벗어나면, 해결해야할 일들 투성이니까.

이번 달에 진행한 것은 방송, 유튜브, 블로그였는데, 
세 개를 동시에 그리고 꾸준히 진행하는 것은 아직 내게는 무리인 것 같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속도를 조절하고, 
환경이 바뀌어도 안정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다. 
절박함은 그대로 두되, 내 속도와 환경에 맞춰서, 차근차근 조정하고 시도해보는 것.

할 수 있다. 
지금껏 그래왔듯이.


2019년 6월 23일의 기록
전부터 느낀 것이지만 음악에서는 디테일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됐다. 매일 시간을 투자해서 피아노 공부를 해야겠다.


2019년 9월 8일의 기록
초반 패드와 함께나오는 드럼 수정하기
피아노 프레이즈 수정하기


2019년 9월 22일의 기록
구독자 100명


2019년 10월 21일의 기록
유튜브 아이디어
2019년 총결산

  • 버전 2 노래들과
  • 올해 이루었던 목표들
  • 아쉬웠던 점

2019년 10월 22일의 기록
인트로 피아노부분 수정(다른 곡으로 빼도 괜찮을 듯)
두번째 verse 부분에 드럼에 변화주기


2019년 10월 23일의 기록
천 개의 별


2019년 10월 24일의 기록
새벽이 끝나는 곳으로


2019년 10월 25일의 기록
각 곡마다 버전 2 만들기
회색 도시에 내리는 비처럼 리메이크


2019년 10월 29일의 기록
20:47:52
리버브를 선명하게 적용하는법?

20:17:07
중간 신스 패드 부분에 딜레이 피아노 추가

20:14:58
도입부 피아노 반주에 아르페지오 추가


2019년 11월 1일의 기록
06:10:06
베이스 소리 줄이기


2019년 11월 5일의 기록
새 곡을 쓰다
영영 끝나지만 않을 것 같던 슬럼프를 이겨냈다. 재생목록에 또 한 곡이 추가된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그동안 왜 곡을 쓰지 못했을까? 피곤해서? 자극이 없어서?


2019년 11월 6일의 기록
Enigma 완성
새 곡의 이름을 Enigma(수수께끼)로 정했다. 마음에 쏙 든다. 그리고 어떤 분이 내 곡을 사용해서 영상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셨다고 연락을 주었다. 알게모르게 내 활동을 지켜보는 분들이 계시는 듯 하다.


2019년 11월 7일의 기록
새벽이 끝나는 곳
업로드를 마쳤다. 몹시 피곤하다. 커피도 홍차도 도움이 안된다. 자야겠다.


2019년 11월 10일의 기록
흐드러지다 조회수가 많이 올랐다. 도대체 무슨 일이?


2019년 11월 21일의 기록
화성학 공부를 시작했다. 어렵지만 재밌다.


2019년 11월 24일의 기록
창작자들이란,
스스로의 게으름과 싸우는 사람들


2019년 11월 26일의 기록
스스로의 발전을 위해, 욕망 없이 무언가를 순수하게 좋아하던 때가 언제였더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다. 삶의 모든 부분이 경이로웠던, 그 때 그 순간으로.


2019년 11월 27일의 기록
눈송이에 이는 바람에도, 그대는
눈송이에 이는 바람에도, 흔들리는
잊힌 계절의 노래

가끔은 그저 해나가야 할 때도 있다


2019년 11월 28일의 기록
04:41
스트링 스타카토 마지막부분 약간 수정

05:43
현악기는 파트를 나누어서 쌓아올리듯 연주한다
예) 바이올린 1은 왼쪽 팬에서 아르페지오, 2는 가운데 팬에서 트레몰로


2019년 11월 30일의 기록
몸 상태가 요상하다. 며칠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듯. 구독자 290명을 달성했다!


2019년 12월 1일의 기록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 수 있는 음악, 이야기들

‘이만하면 됐다’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바로 발전의 순간이다. 그 순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시도하다보면 길이 열린다. 전에는 좀처럼 떠올리지 못했던, 새로운 무엇이.


2019년 12월 2일의 기록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좋아할까? 가 아닌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까?


2019년 12월 4일의 기록
구독자 300명 달성


2019년 12월 9일의 기록
06:21
드럼과 베이스 댐핑 수정
피아노 오른손 멜로디 수정

07:10

 “이 순간에 영원히 머무르고 싶어.
세상의 모든 불빛이 꺼지고 어둠이 찾아와도
우리는 별이 될 수 없으니까”

” 가끔은 너무 힘들어. 
아무도 내가 여기 있다는 걸 모르는 것 같아. 
소리내어 외쳐도 돌아보는 이 하나 없이
망망대해를 외로이 떠도는 섬, 
그게 바로 나인 것 같아. “

눈물을 훔치며 하늘을 올려다봤을때,
네가 그 곳에 있었어

왜 이제야 깨달은 걸까? 
이 밤이 지나도
너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웃어줄 거라는 걸, 언제나처럼 말야

그래, 그게 내가 밤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야
그게 내가 이 밤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야


2019년 12월 17일의 기록
07:34
도입부 스트링 나올 때 심벌라이드 추가
드럼 소리 수정


2019년 12월 18일의 기록
04:54
적어도 내 음악을 사용한 분들의 영상은 확인해보도록 하자.

05:08
혼자 듣는 곡은 ‘이만하면 됐지’ 했는데
공개적인 장소에 올리는 순간 이렇게는 안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심을 다해 만들어주시는 영상에 어울릴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곡을 쓰게 되었습니다.

가치는 나눌수록 그 힘을 더하는 법이라는 걸.

05:58
바람꽃
상록수
조각배
새벽 항구

06:02
바다와 바람과 파도와 별의 노래

06:18
한없이 푸른 지평선 (너머)

18:51
나이를 먹으며 느는 건 따지는 기술 뿐.


2019년 12월 19일의 기록
세상의 모든 작품은 거울과 같다.
그 안에서 무엇을 보든 그것은 내 마음의 풍경을 비추는 거울이다.


2019년 12월 23일의 기록
07:22
마음의 풍경을 담는 작업


2019년 12월 25일의 기록
05:07
가끔, 나를 전혀 모르는 누군가로부터 받는 위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2019년 12월 26일의 기록
05:15
우울함은 막다른 골목 끝 음침하게 웅크리고 있는 어둠이다. 불 꺼진 방 안, 잠을 청하려 할 때 찾아오는 숨막히는 침묵. 그건 늘 나를 거꾸러지게 만든다.

우울감이 시작되려고 할 때, 생각을 털어내기 위해 나는 책을 읽는다. 좀 상쾌한 기분으로 읽으면 좋으련만 있는대로 불쾌한 상태에서 책을 집어든다.

마구 선택한 책이 곽재식 작가님의 ‘작가 특보’다. 솔직히 말해, 남들은 힘들어할 때 어떻게 그 시기를 보내는지 알고 싶었다. 더군다나 ‘작가’ 특보가 아닌가. 글쓰기는 항상 고민하는 주제고 지금의 나에겐 가장 흥미있는 분야다. 반년이 넘게 매달리고 있지만 아직도 방향을 잡지 못했다. 이쯤 되면 즐기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어쨌든 아득바득 이를 갈며 다들 이런 알량함을 가지고 있는가 찾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보이기엔 다들 너무 잘났고, 너무 멀어서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다. 좋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그런 말들이 아니다.  ‘유혹하는 글쓰기’,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정말 좋아하는 책들이지만, 지금 보면 눈이 멀어버릴 것 같다.

머리가 아프다. 그야말로 고행의 길이 아닌가. 그런데 대체 왜 웃음이 나오는 걸까? 가장 돈을 못 버는 직업 50위 안, 너무 웃긴다.
자칭 뼛속까지 ‘생계형 작가’ 라는 작가님은 기발함과 겸손으로 다치지 않게 배려해준다.

이렇게 말을 건네는 것만 같다.

어때? 웃기지? 그런데 이게 앞으로 네가 걸어야 할지도 모르는 길이야. 정말 이 길을 걸을 수 있겠어? 잘 생각해봐. 안녕히 가세요, 아니면, 어서와. 


2019년 12월 28일의 기록
07:19
삶이란 건 어쩌면

자동차로도 비행기로도 닿지 않아
오직 걸어서만 도달할 수 있는 그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는
기나긴 여정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고통은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지만
사랑은 내가 왜 살아 있는가를 알게 해준다고 하지요.

그러니 이 긴 여정 속에서 그대의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를 만난다면
누구도 다시는 그렇게 하지 못할 것처럼
온 힘을 다해 사랑해주세요.
다른 누군가가 아닌 오직 그대 스스로를 위해
그렇게 해주세요.

삶을 꾸려나가는 데에서 생기는 고뇌와
고통과 참담함이 어느 순간 
그대를 무너뜨릴지라도

그대가 여전히 
무언가를 사랑할 수 있는 존재라는 사실만큼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 주세요.

나는 그대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그대에게 받은 사랑으로부터
살아감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고 
의미를 찾아나갔듯이
그대도 그리하기를

이정표도 지도도 없는
이 기나긴 여행길에
당신이 너무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였을때는 숨을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들을
왜 나이가 들면서는 부끄러운 것, 우스꽝스러운 것이라 여기며
마음을 닫게 되는 걸까요?

성숙이라는 이름의 상실을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 받아들이며

이 회색 도시의 군중으로
많은 것을 묻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지…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라고 끊임없이 되뇌면서도
매일 마주하는 일상의 소음과 복잡함 속에서 
우리는 길을 잃곤 합니다.

모든 것을 느끼되 무엇도 담아두지 않고
만남과 헤어짐 속에서
이 삶은 언젠가 결국 나의 편이 되어줄 것이고
여린 가지를 흔들고 지나가는 매서운 바람, 설령 그 바람엔 잠 들 날이 없다 해도,
웃으며 그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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